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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뭐예요?” 묻던 이주 아동들, 첫 제주 여행 선물 받았네 시민들 “진짜 섬 보여주자” 뜻 모아

작성자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5회 작성일 26-03-2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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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제주 여행을 떠난 이주배경 아이들이 22일 제주시 애월읍 테디베어하우스 테지움에서 인형 꾸미기 체험을 하고 있다. 안성시 다함께돌봄센터 1호점 제공

생애 첫 제주 여행을 떠난 이주배경 아이들이 22일 제주시 애월읍 테디베어하우스 테지움에서 인형 꾸미기 체험을 하고 있다. 안성시 다함께돌봄센터 1호점 제공


“선생님, 바다가 정말 멋져요!”

감귤색 모자와 티셔츠로 멋을 낸 아이들이 탄성을 질렀다. 22일 오전 9시5분 청주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제주행 비행기가 들뜬 아이들 목소리로 가득 찼다. 이날 경기도 안성시 대덕면 내리에 사는 이주배경 아동 15명은 생애 첫 제주 여행을 떠났다. 함께 제주에 간 박진숙 안성시 다함께돌봄센터 1호점 센터장은 “내리부터 제주까지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며 “다들 너무 신이 났다”고 했다.

제주 여행을 떠난 아이들은 대개 고려인 출신 이주배경 아동이다.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오기 전에는 주로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내륙 지역에서 자랐다. 초등학생 아이들은 바다가 익숙하지 않다. ‘섬’이라는 개념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주에 가기로 한 뒤 아이들은 박 센터장에게 계속 물었다. “제주도 여행 정말 기대돼요. 그런데, 섬이 뭐예요?”

섬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세상은 아이들이 ‘섬에 갇혔다’고 했다. 내리는 원래 중앙대 다빈치캠퍼스 학생들이 살던 마을이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학생들이 빠져나가며 동네가 쇠락했다. 텅 빈 마을에는 값싼 주거지를 찾아온 이주민들이 자리 잡았다. 애초 대학생들이 살던 곳이라 이곳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변변치 않다. 온 가족이 모여 사는 집은 기껏해야 방 두개 ‘투룸’이다. 교통도 불편해 아이들은 학교가 끝난 뒤 동네 공원을 서성인다.

생애 첫 제주 여행을 떠난 이주배경 아동들이 22일 제주시 애월읍 테디베어하우스 테지움에서 전시관을 구경하고 있다. 안성시 다함께돌봄센터 1호점 제공
생애 첫 제주 여행을 떠난 이주배경 아동들이 22일 제주시 애월읍 테디베어하우스 테지움에서 전시관을 구경하고 있다. 안성시 다함께돌봄센터 1호점 제공

물리적 단절보다 더한 건 사회적 고립이다. 마을에 있는 유일한 학교 광덕초등학교는 2025년 이주배경 학생 비율이 91.5%에 달했다. 한국 친구와 어울릴 기회가 적은 아이들은 중학생이 되면 안성 시내에 있는 학교에 가야 한다. 낯선 곳에서 소수자가 된 아이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고립된 환경 속에서 꿈마저 잃어간다. 때로는 “너희 때문에 동네가 외국인 마을이 됐다”는 타박을 듣기도 한다.

그런 아이들을 품은 것도 마을이었다. 시민들은 아이들에게 ‘진짜 섬’인 제주도 여행을 선물하기로 했다. 다함께돌봄센터, 안성맞춤시니어클럽, 소통나눔기쁨봉사단이 힘을 모아 지난 1월24일 ‘제주오름 팝업카페’를 열었다. 곳곳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아침부터 가게 앞 눈을 쓸고, 직접 커피를 내렸다. 700명 넘는 시민이 온기를 모았다. 그렇게 아이들의 2박3일 제주 여행이 성사됐다.

안성 시민들이 지난 1월24일 경기 안성시 서인동 금빛다방에서 열린 제주오름 팝업카페 행사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다. 안성시 다함께돌봄센터 1호점 제공
안성 시민들이 지난 1월24일 경기 안성시 서인동 금빛다방에서 열린 제주오름 팝업카페 행사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다. 안성시 다함께돌봄센터 1호점 제공

비행기 안에서도 온기는 이어졌다. 박 센터장은 “아이들이 비행기에서 신이 나서 박수를 치고 좋아하다 보니 소란스러워 정말 죄송했는데 모든 승객분들이 따뜻하게 대해주셨다”며 “아이들이 러시아 말을 쓰니 어디서 왔는지 물어봐주시면서 ‘정말 잘 왔다’, ‘제주가 정말 예쁘니 잘 구경하고 가라’고 말씀해주셨다”고 했다.

이번 여행을 기획한 박 센터장은 지난해 9월 센터를 찾은 한겨레에 “과연 우리 사회가 이 아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 묻고 싶다”며 “아이들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했었다. 마을의 답은 제주 여행이라는 선물이었다. 박 센터장은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새로운 세상을 볼 기회를 지역 주민들이 선물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크다”며 “이번 여행은 아이들에게 ‘우리를 응원하는 어른들이 있다’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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